단상

블로그 베타를 개시하며

임의로 작성일을 지정해 아카이빙용 게시글을 올릴 수 있고, 마크다운이 지원하는 대부분의 서식을 지정할 수 있고, 사진도 첨부할 수 있으며, 게시글 검색도 가능하다. 그럴싸한 최소한의 형태를 갖추었으니 도메인을 구입해 적용했다.

왜 상용 서비스를 활용하지 않는가

블로그 발행과 운영은 인터넷 시대의 개막 이후로 늘 쉬웠으며 진입장벽 역시 그다지 낮은 적이 없다. 당장 생각나는 것만 해도 국내 서비스로 네이버블로그와 티스토리, 해외로는 Substack과 Medium 등이 있다. 하지만 나는 해당 서비스들을 활용하지 않고 나만의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렸다. 별도의 노력과 비용 투입을 요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철한 이유로는 기존 상용 서비스가 제공하는 지표와 평가를 의식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령 네이버블로그에서는 좋아요 숫자와 유입 검색어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그 수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별도의 지침과 방식이 존재한다. 글의 형식이 무의식적으로 영향받는 것뿐 아니라 저조한 채로 유지되는 지표에 괜히 위축을 받는 상황까지 스스로 뻔히 내다보였기에 신경쓸 것들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나만의 공간을 별도로 차리고 싶었다.

다만 접근이 힘들어지는 문제는 보완할 방법을 고민해볼 만하다. 원래 갖고 있던 네이버 블로그도 하루 방문 횟수가 5회를 넘은 적이 없다.

어떤 글을 쓰며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기존에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네이버와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하던 방향으로 범주들을 유지하되 형식을 갖출 정도로만 다듬는다. 그에 맞게 상단(넓은 화면에서는 좌측) 카테고리도 최소한의 갯수로 마련해놓았다. 이 글의 작성 및 발행 시점 기준으로 아주 조금의 게시글들이 시범적으로 발행돼 있는데, 역시 전부 언급한 두 곳에 기록했던 것들을 가져온 것이다.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블로그 포스팅 및 아카이브 감으로 삼는다는 발상이 비웃음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것은 자격 증명이 아니라 존재 증명이다. 말인즉슨, 글과 분석의 수준만으로 따진다면 나는 내세울 것이 없다. 그렇지만 내 시점에서 관찰하고 기록한 글을 조금은 주눅들지언정 나는 남기고 싶다. 그럴싸하게 잘 포장해서 멋있게 정리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이고.

내 원래 글을 접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감정과 생각을 위주로 다루는 글에는 자주 그리고 널리 노출되기 부담스러운 성격이 있다. 그래서 공개적인 도메인까지 등록해 접근 가능 청중은 무한대가 되었지만 신원과 연결된 공간에서는 제한된 대상에게만 알리는 노출 방침이 충돌하고 있다. 그 모순이 요점이다. 내 글을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은지부터 내 인간관계 꼴이 어떤지까지 시사하는 점들이 여럿 있다.

마치며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기를 권유한 친구와 블로그 연재를 반복해 재촉하는 친구들 합해 네 명의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담는다. 앞으로 자주 업데이트해보고자 한다.

단상

봄의 여러 비유들

요즘 신기하게 자고 깸의 사이클은 온전하다. 적어도 해 져 있을 때 잠들어 해 떠 있을 때 깨어있는다. 목요일에는 병원에 갔다. 선생님께서 악몽은 어떻냐고 여쭤보셨다. 약을 바꿨기에 반응을 체크하는 것이다. 나는 단호히 고개를 저으며 그대로라고 단정지었다. 증량하기로 했다.

악몽과 도한이 출소하자마자 있던 건 아니었다. 2021년 상반기에 부쩍 달고 살기 시작하여, 2024년 상반기 그리고 2025년 하반기와 지금 부쩍 심하다. 내 징용과 출소는 체감과 다르게 꽤 오래 전의 일이니만큼, 이제 악몽에 시달리게 하는 주체는 수감의 시기가 아니라 출소 이후 침체를 타파하지 못하는 시기의 내가 아닐까 싶었다. 이틀 정도 그랬다. 하지만 꿈에 등장하는 주제와 인물들을 다시 마주해보니, 아니다. 확실히 아니다. 그저 오래된 기억들에 아직도 쫓기고 있는 것이다.

게임 마인크래프트에는 아이템에 마법을 부여할 수 있다. ‘귀속 저주’라는 마법이 적용된 아이템은 플레이어가 죽을 때까지 벗을 수 없는데, 내 단축키 우선주의 작업흐름 관점과 거기서 따라온 키보드를 다루는 손놀림이 나에게 있어 귀속 저주가 아닐까 한다. 온갖 모멸감에 사로잡힐 언행과 취급을 통해 스킬 하나를 얻은 대신 몇 년을 악몽에 시달리는 교환을 한 셈이지. 정작 그 스킬을 뽐내고 쏟아부을 곳에 찾아갈 수가 없는데도. 어, 이러면 쓸모없는데? 발상 자체야 이미 나 버렸지만 썩 도움되는 비유는 아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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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현실 인식과 낙천적 마음가짐은 반비례로 귀결할 수밖에 없는가

맹세컨대 나는 비관·염세·냉소 삼박자를 경계하는 사람이며, 오래 전부터 분명하게 서술한 기록도 있다. 전문 상담을 받으면서 치료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기도 하다. 내가 굉장히 낙관적인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그러는 수 말고는 딱히 고를만 한 방도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그냥 내 방법을 믿고 회복에 전념하는 것뿐이라는 지론을 줄곧 관철해왔다. 나는 이를 ‘불가피적 낙관론’이라 부르기로 했다.

하지만 이 낙관론이 작년 한 해간 여러 시험을 지나 차츰 무너져왔음을 느꼈다. 시간과 금전 등 자원은 유한하고 상대적이며 그 지표는 감추고 싶어도 드러나기 마련이다. 상담은 지속될 수 없고, 증세는 호전되지 않으며, 이는 새로운 경험을 향한 기회마저 가로막아버린다. 이렇게 정체되어 있는 동안 주변을 비롯한 사람들은 이정표를 달성하고, 세상은 지수적으로 바뀐다. 그 어느 때보다 개인의 역량이 커졌지만 나는 그 차이만큼 무력함을 느낀다.

글을 이렇게 끝낼 거야?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겠다는 방향이나 다짐을 세우지 않으려고? 숨이 붙어있는 이상 배제할 수 없잖아. 알고는 있다. 나는 다시 불가피적 낙관주의로 돌아가야 하고 그러고 싶지만, 지금 당장은 변화의 바람이 휩쓸고 간 내상을 소화할 힘밖에는 없다. 일단은 늘 하던 대로, 영화 챙겨보고 약 처방받고.

테크

마크다운 서식 출력 테스트 포스트

이 글은 블로그 본문에서 사용하는 마크다운 서식이 실제 화면에서 어떻게 보이는지 빠르게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 포스트다. 단순히 문법을 나열하기보다, 짧은 문단 안에서 자연스럽게 섞어 쓰는 방식으로 렌더링 결과를 확인하려고 한다.

본문에서는 굵게, 기울임, 굵은 기울임, 취소선, 그리고 인라인 코드가 가장 자주 등장한다. 이 정도만 안정적으로 보여도 글의 가독성은 크게 올라가고, 링크 색상이나 코드 배경색처럼 테마 영향을 받는 요소도 함께 체크할 수 있다. 예시 링크는 Hugo 공식 문서를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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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따뜻하다 했더니 비가 와서 그런 거였어?

차트 - 관계빈곤 커지는 한국인

나든 너든 ‘왜 살지’ 하고 날선 앙심을 품는 것조차 그만둔 지 오래다. 자의가 아니라 어느 순간 돌아보니 그런 상태였다. ‘탓’을 비롯한 왜곡장 펼치기는 은근 에너지가 많이 들어가는 방어기제 발휘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럴 힘이 없다. 컵라면 두 개를 때려부었더니 탄수화물이 혼을 빼놓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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